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의 마포에 자리잡고 있는 여성만학도들의 배움의 전당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교사 이동규입니다.

올해 개교 60주년이 되는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학생들이 못다한 꿈

을 펼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멋지게 보여주는 많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나같이 배움의 열정으로 열심히 공부하시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졸업을 하시고 지금은 멋진 대학생이신 한 학생의 사연을 제보합니다.

                         <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

가슴 콩닥거리며 불안한 마음으로 들어섰던 나의 여고 시절을 잠시 뒤돌아본다.

세상과 타협하고 살면서 가슴 한편에 겹겹이 쌓아 묻어 둔 설움을 살며시 꺼내던 그날……. 세상에 살면서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두려움으로 얼룩진 가슴을 열었다.

누구에게 들킬세라 깊이깊이 감춰 둔, 똬리를 틀고 앉은 두려움과 아픔을 더 이상 가슴에 묻지 않아도 되었다.

바라만 보아도 아릿하게 느껴지는 마음들이 모여 서로의 위로가 되어 준 입학식!

만남의 축복으로 가슴을 통째로 쏟아 놓아도 좋을 이들과 함께한 여고 시절!

이러한 2년!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오랫동안 긴 꿈을 꾸고 일어난 것처럼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후부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신기하게도 나이를 잊고 열여덟 살의 소녀로 돌아와 있었다.

‘세상은 배운 만큼 보인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시작한 학교생활은 나에게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날개를 달아 주었다.

동아리 활동으로 가수도 되어 보고, 사회자도 되어 보고, 글쓰기 대회에 나가 상도 타는 즐거움을 맛보며 꿈을 꾸었다.

또 그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묵이며 떡볶이를 먹으면서 여고 시절을 한껏 즐겼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준 수학여행은 살짝 감추어 두고, 가슴에서 조금씩 꺼내 보며 오랫동안 웃음 지을 것이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어느덧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던 두려움이 사라졌다.

나중에 누군가가 나에게 인생을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공부를 시작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제 청춘의 꿈을 찾아 떠나려고 준비하는 나에게 마른나무에 생명을 주는 단비가 내려, 나의 작은 가슴을 촉촉이 적셔 주고 있다.

    * 연락처 : 02-716-0069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행정실)

    * 학교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염리동 45번지